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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돌아다닌 여행기/2013 도쿄-오사카

[오사카] 5일차 천육식당, 나니와노유 온천, 오코노미야키와 사케


덴진바시스지 로쿠쵸메역에 도착한다. 이때가 오후 7시 40분 즈음 (추정). 이 근처에 오사카 주택박물관이 있다고 하나, 이미 너무 늦은 시간이라 포기했다. 타 여행기를 보니 유카타를 입고 예전 양식의 일본거리를 걸어다닐 수 있나보다. 가볼껄.. 여기서 사진을 엄청나게 뽑을 수 있을것 같던데.



우선 나니와노유 온천에 가기전에 저녁을 먹기로 한다. 역을 올라오니 마침 상점가가 보인다.



덴진바시스지 상점가


남북으로 약2.6km의 직선거리로는 일본 제일의 길이를 자랑하는「덴진바시스지 상점가」. 약 600개의 점포는 전통있고 유명한 가게부터 상재가 돋보이는 아이디어 숍, 오사카다운 음식점까지 다채롭습니다. 가게 앞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상인들의 웃는 얼굴에 이끌려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상점가를 빠져나왔을 때는 배도 부르고 마음도 만족. 오사카 덴만구 신사로의 참배와 기원을 겸해 새해의 경기회복을 위해 서둘러 외출해 봅시다!


출처 - 오사카 인포


음.. 뭐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고, 들어서서 값싸고 맛있어 보이는 가게를 물색했다. 시간은 8시가 다 되어가고, 하지만 숙소로 돌아갈 전철의 시간계산도 해야하고, 그러니 온천에 조금이라도 더 머물려면 빨리 밥을 먹어야 한다. 상점가 구경은 안중에도 없다. 바로 전의 스카이빌딩의 살인적인 음식값에 놀라, 최대한 싼 가격표를 전시하고 있는 음식점을 찾아헤맸다.


밖에 전시되어 있는 음식모형의 값이 다른곳보다 상당히 싼 어느 가게를 발견했다!





天六食堂 ( 텐로쿠쇼쿠도우 , 천육식당 )


日本

〒530-0041 大阪府大阪市北区天神橋6丁目6−19

+81 6-6356-1230


사실, 우메다 스카이빌딩을 나온 이후로 찍은 사진이 온천을 끝내고 나오는 길이라서, 중간 사진이 전혀! 없다. 그래서 이 식당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고, 포기하고 있었는데 쇼텐가 공홈에 들어가서 우연찮게 찾아냈다. 타베로그에서 확신하게 되었고, 구글지도를 보니 가게뷰까지 마련 되어있다! (이 상점가는 스트리트뷰마저 없었기에 거의 포기 상태였는데 덕분에 좋은 사진까지 얻었다.) 


의외로 한국리뷰도 두세개 정도 있는 이름있는 가게인 모양. 확실히 싸다는 리뷰가 빠지지 않을 정도로 이곳의 음식 가격은 싸더라. 우리도 가격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갔다.


어떻게 주문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J의 경우 돈가스를 먹었다고 한다. 내기억엔 무슨 고등어자반 같은게 나와서 젓가락으로 뜯어먹은 기억이 나는데.


아! 그리고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이 천육식당에서 처음 본것인데, 기본가격과 소비세가 붙은 가격을 따로 적어놓았다. 즉 1000엔 짜리 밥도 결국 계산할때는 1050엔을 내야한다는 것. 소비세가 5% 이기 때문이다. 보통의 일본가게들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세금이 가격에 붙은 채로 깔끔하게 떨어지도록 만드는데, 여기서는 750엔 메뉴를 구매하면 소비세를 붙여서 787엔을 내야 한다. 물론 가격옆에 작은 괄호로 소비세가 붙은 가격이 적혀 있긴 하지만, 언뜻보면 잘 보이지 않는다.


뭐, 약간 낚인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그래도 가격이 싼건 사실이었으므로 맛있게 그릇을 비운다. 그리고 계산하면서 나가는 길에 계산을 도와주시던 아주머니께 나니와노유 온천의 길을 물어본다.


 "죄송합니다만, 저기.. 나니와노유 온천의 길을.. 알고있나요?"


 "나니와노유? 온천? 어디보자.. 그게.. 여기 앞쪽에 있는 로-드, 쭈욱 !@#$ 걸어가서 "


 "네, 아 얼..얼마정도"


 "10분, 10분인가 15분. !@# 있는곳에 !@$있으니까, 거기 근처에서 10분 걸었으면 다시 물어봐서 '나니와노유 어디있나요' "


정도의 대화가 오갔다. 이럴수가, 몇부분은 들리지 않는다. 필요한건 다 들었으니 굳지 못들어도 이해하는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무슨 말인지 궁금하다. 


구글지도만 있으면 어딜 가던지 길을 찾을 수 있고, 특히나 나니와노유는 이미 찍어놓은 곳이기 때문에 찾을 수 있다. 다만 물어봤던 이유는, GPS를 잡기까진 시간이 걸리며 상점가 길에서는 천막이 쳐져 있어서 위치를 못잡을 가능성이 있었기에, 위성을 잡을때까지 미리 걷는 방향이라도 잡아놓자는 취지에서 물어보았다. 그만큼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었다.



이야기를 하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나니와노유온천이 있는 건물에 도착한다.





히라가나를 읽을 수 있어서 망정이지, 처음엔 이게 온천인지도 몰랐다. ♨ 이런 표시라도 있던가, 아니면 건물 디자인이라도.. 유노하나 온천때는 건물의 외관부터 '여긴 온천입니다!' 는 풍이었는데, 여긴 히라가나를 읽고나서야 여기구나 했다.


건물로 들어가서 8층에 있다는 층간안내를 보고 엘레베이터에 탑승했다. 8층에 도착하여 엘레베이터에서 내리니 입구가 있는데, 어째 분위기가 익숙하다. 곧이어 한국어가 들려온다. 오사카에 여행온 한국인이 죄다 여기에 있는 모양.



나니와노유 온천 (なにわの湯)


〒531-0061 大阪市北区長柄西1-7-31


입장료 : 성인 800엔, 초등학생 400엔, 유아 150엔


락커 : 신발, 의복 모두 보증금 100엔 


주중 10:00 ~ 25:00 (최종 접수 24:00)

토요일 · 일요일 8:00 ~ 아침 목욕 영업 (?)

연중 무휴 (시설 유지 보수를 위해 휴관 있음)


샴푸,린스,비누 : 실내 비치

수건 : 150 엔

목욕 타올 : 500 엔

헤어 브러쉬 : 100 엔

칫솔 세트 : 50 엔

면도기 세트 : 100 엔


출처 - 나니와노유온천 공식홈페이지


오사카주유패스로 무료가 가능한것은 800엔의 입장료이다. 락커등등은 100엔을 넣으면 갈때 다시 돌려주므로 무료. 그리고 이 온천도 수건과 타올은 별도 판매를 하고 있다. 일단 거의 대다수의 일본온천은 이런식으로 하는듯 하다. 예전에 갔던 유노하나온천은 수건은 판매, 목욕타올은 렌탈식으로 하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다만 미나토 사우나의 경우엔 칫솔, 수건, 타올 모두 무료제공이었으므로 각 영업소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는 듯 하다.


나는 확실히 목욕타올을 구매한 기억이 있다. 그런데 그거 지금 어디있지. 집에 오고 나서는 한번도 못본것 같은데..? 

수건의 경우, 목욕타올로 모든걸 해결하기로 마음먹었기에 구매하지 않았지만 결국 온천에서 누군가 잊어버린 듯한 수건을 가져왔다.(...)



나니와노유 온천 공식홈페이지에서 기억나는 장소만 추려서 모아보았다. 역시 내부보단 노천탕쪽이 기억에 잘 남아 있다. 특이한 시설도 있고. 남탕과 여탕이 나뉘어있는데, 중앙벽을 기준으로 좌우 대칭으로 설계되어 있더라. 공홈에서 가져온 사진도 어떤건 남탕 어떤건 여탕쪽인데 대칭까지 기억하고 있진 않다. 


크게 기억나는건 없고, 좌상부터 순서대로 기억을 읊자면. 탕에 앉아서 몸을 풀고 있자니, 옆에있던 꼬마애들이 한국어로 무어라 무어라 말하던것이 기억난다. 1인탕에서 편한 자세로 들어가 있자니, P가 오른쪽에서 나타나서 왼쪽으로 휙하고 지나간다. 이후 다시 P를 찾으려고 하는데 어디있는지 당최 모르겠더라. 눕는 탕(?)과 앉는 탕(?) 은 글쎄.. 사실 왜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돌에의한 지압효과인듯 한데, 겨울의 추운 기온에 따뜻한 물이 얕게 흐르는 곳에 누워있으니 그 간극에 희열이 느껴진다. 하악. 내부로 들어오면 밖과의 온도차이 때문에 김이 서려서 안경을 쓰고 다닐 수가 없다. 덕분에 P과 J를 찾는데에 난항을 겪었다. 사우나실에는 TV와 시계가 배치되어 있었다.


노천탕은 겨울에 가야 제일인것 같다. 마치 에어컨 + 이불속 의 조합과 같은 느낌. 어찌어찌 J, P와 다시 만나서 밖으로 나와 몸을 말렸다. 확실히 시설이 좋더라. 그래도 한국인이 많았던게 아쉬웠다면 아쉬운점. 일본에 왔다는 느낌이 안들어서.. 그런점에선 참 미나토 사우나가 재미있었다.


온천에서 목욕을 했으니 당연히 우유를 마셔야지! 하고 나가기전 자판기에서 커피우유를 하나 뽑았다. 



다른맛 우유들은 모두 품절이었을까. 원래 커피우유는 안마시는데, 커피우유를 구매한것 보니 무언가 사정이 있는것 같은데 기억나지 않는다. 이때가 11시 17분이므로 온천에선 약 2시간 조금 넘게 있었던 것 같다. 


다시 덴진바시스지 로쿠쵸메역으로 가서 숙소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이제 정말로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이 다가오기에, 오코노미야키와 함께 사케를 사서 숙소로 가기로 정했다. 우선 오코노미야키를 사기 위해서



그러나, 어디로 이동했는지 알 수 가 없다. 구로몬시장 또는 난바혼도리로 이동한것 같은데, 아래의 오코노미야키 점을 찾으려 해도 어디인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찍은 사진중에 유니폼 사진이 있는데,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지 않아 일본어 강사분께 물어보니 가게용으로 만든 한자라고 하신다. 广 + 止 + 土 의 조합으로 지붕(집) + 머물다 + 발,땅 . 이런 의미의 조합일 것이다고 말씀해주셨다. 흐으으음... 


아무튼 여긴 12시 6분. 즉 [6일차].



우선 오코노미야키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배가 고파서 시간도 때울겸 타코야키 6개를 주문했다. 타코야키가 먼저 나왔는데, 테이블위에 올려놓자마자 순삭. 위에 사진 6개중에 2개먹고 아차 싶어서 사진을 부랴부랴 찍고 다시 먹었다. 덕분에 다시 오코노미야키가 익혀지기만을 기다리고 기다렸다.


그렇게 다 익혀진 오코노미야키를 테이크아웃용 빈 용기에 담아 봉지와 함께 건내 주셨다. 봉지를 들고 



구로몬 시장 허리춤에 있는 꽃게 모형을 지나서 숙소로 향했다. 다시한번 오코노미야키 가게를 찾아보았지만 여전히 오리무중. 대체 자정이 넘어서까지 요리를 하는 일본의 몇 안될듯한 가게는 어디란 말인가.


숙소에 거의 다다르자 방향을 틀어 전날 갔던 LIFE 마트로 향한다. 이시간까지 문을 닫지 않을 꺼란 희망적인 관측은 어디서 나온거지? 방금 공식홈페이지에서 찾아보니, 25시까지 영업한다. 어머나. 이미 알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남은 상품은 많이 없지만 할인의 향연이다. 신선도가 중요한 빵 등의 식품에는 죄다 노란 할인율 스티커가 붙어 있다. 그래서 빵만 골랐다(...)


할인율 40%의 빵 6개, 화과자 1개, 현지의 아사히 맥주 1캔을 집어들고 사케 코너에 들어섰다. 여러가지 종류의 사케가 여러 사이즈의 우유팩같은것에 담겨 있는데, 종류가 너무 많아서 무얼 골라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다. 알고있는 사케도 없고 사전정보도 없으니 고민해봤자 해결 되지 않는것. 옆을 지나시던 매장의 관계자로 보이는 할아버지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이때 했던말은 '실례합니다. 할아버지, 사케 추천해주세요.' 정도의 의미를 갖는 말이었는데, 정확히 무어라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おじいちゃん이라고 호칭했던 것만은 확실하다. 일본어로 타인을 특정한 호칭으로 불렀던것이 처음이었기에 딱 그 단어만 뚜렸하게 기억난다. 물론 완전한 문장으로 전달하는것에 실패했는지, 0.5초정도 생각하시다가 문맥과 상황으로 판단하셔서 어떤 사케를 하나 지목해 주셨다. 그러면서, 이게 맛있다던가 3명이서 마실꺼냐 던가 대화를 했던것 같은데 부정확.


새벽 1시가 되기 직전 계산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온다. 이것저것 생각할 것 없이 겉옷만 벗고 바로 사온것들을 셋팅했다. 




사케는, 이제와서 찾아보니 하쿠츠루사의 上撰 白鶴 サケパック 상품인듯 하다. 이름으로 부터 볼때 우유팩형식은 리필팩으로 불리는 모양. 응? 그럼 유리병의 사케를 다 마시면 저걸로 다시 채워 넣으라구? 공홈의 가격은 939엔이라 되어 있다.


절대 술을 마셔서 이후 기억이 없는게 아니겠지만, 애매한 기억들만 남아 있다. 팩 옆에 마시는 방법으로 그려진 것중, 데워마시는 방법이 있었으므로 한컵정도 전자레인지에 돌려보았던 것 같기도 하다. 결과, 정말 맛없다. 사케는 한국에서도 선술집가면 얼마든지 맛볼 수 있으므로 자세하게 안써도 알 수 있겠지. 원래 술을 못먹는 나에게 사케는 소주보다 더 독한듯 했다. 이때 대체 무슨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을까.


여전히 그 옷 그대로 새벽 3시에 마지막 사진이 찍혀 있다. 그리고 바로 잤겠지? 그렇게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이제 마지막날만 남았다. 시간 맞춰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야하기 때문에 많은 관광지를 둘러 볼 수 없다. 아직 주유패스가 남긴 했지만, 다음날은 기껏해야 나니와 바다의 시공간과 그 근처 정도 다녀오는게 전부였다.

주유패스하니까 두 가지 떠오르는게 있는데, 그게 어느 타이밍인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그냥 여기에 적는다.


매우 붐비는 개찰구 앞. 개찰구를 통과해 플랫폼으로 내려가려고 하는데 사람들 사이에 끼이고 치여서 친구들과 떨어져 버렸다. 일단 전철을 타러가던 중이었고, 괜히 이 복잡한 곳에서 찾다가 헤매기 보단 플랫폼으로 내려가서 친구들이 오는걸 기다리는 편이 수월하다고 생각해서 먼저 걸어 내려가 플랫폼 앞에 서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오래동안 친구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다행히 걱정되서 다시 돌아갈까 하던 순간 그 앞에서 재회했다.



꽤 넓은 플랫폼. 밖은 낮이었는지 밤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플랫폼 내부의 구조물은 거의 철판과 콘크리트 벽으로만 이루어져있고 그나마도 매우 노후된 것이, 역사내의 전철소리와 합쳐서 흡사 재래시장과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역사가 반원 구조로 되어있었던것 같은데... 아닌가. 그때 이거 2호선같이 순환선인가보다. 라고 대화했던 것이 떠오른다. 아니 이건 도쿄였을까.



이외에도, 3일차에 첫 오사카 방문에서 봤다고 하는 메이드카페와 밝은날 길을 걷다가 발견한 소○온 신간 포스터가 걸린 철망 길은 도저히 특정할 수 없었다.



이렇게 부분부분 짧고 명확하게 떠오르는 기억이 있는데, 어디였는지 어떤 상황이었는지 찾아볼 수 없는것이 너무도 아쉽다. 이때의 기억과 느낌을 잊고 싶지 않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