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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돌아다닌 여행기/2014 나고야

[나고야] 1일차 출국, 제주항공, 도니치 에코 킷푸, 오스칸논역

2014년 7월 19일 새벽 4시 30분

버스에서 선잠을 자는 동안 눈 깜짝할 사이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은 이전의 두 번과 다르게 여행기작성에 대한 대비를 해놓았다. 특히나 혼자서 가는 여행이기 때문에 사진정보가 부족할것임을 유념하며, 그 일환으로 항상 메모지와 펜을 갖고 다녔다. 결국 1일차에서만, 그것도 공항에서만 자세하게 적고 귀찮아서 그만 뒀지만, 그래도 입국 절차를 자세하게 적는데 성공한듯하다.


공항행 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3층 출발 층, 나의 경우는 5번 출입구앞에서 내렸다.



2시간전에는 입국심사를 받으라는 설명이 있었으니까, 일단 출발시간 7시 55분을 기준으로 하면 약 6시에는 입국장에 서야한다. 위 사진을 찍으려고, 공항에 잠깐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 한컷 찍었다. 새벽 4시 30분의 어두운 인천국제공항. 5번 출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갔다.




우선 어디에서 발권을 받는지 확인 했다. 사진의 전광판에서 우선 제주항공을 찾고, 편명을 확인한다. 나의 경우 E칸의 뒷편인걸로 기억이 난다. 물론 아직 직원이 나오지 않아 티켓팅을 하지 않고 있었다. 발권 시작하면 다시 오기로 하고 우선 무거운 배낭을 실을 카트를 찾았다. 


공항에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널찍한 카트에 배낭하나 달랑 실으니 조금 창피한 마음이 들긴 했는데 가방을 내려놓지 않으면 어깨가 조각날것 같아서 그냥 싣고 다녔다. 화장실에서 잠깐 머리상태좀 보고 나오니 더이상 시간을 보낼만한데가 없다. 발권소 중간중간의자에는 피곤해서 아예 자고있는사람(!) 이 두세명씩 있었는데, 정말로 여행객인가 싶더라. 여행가방이 없는 것같기도 하고, 여행가방이 있는경우 도난의 위험성은 생각하지 않는건지.. 나도 빈자리를 하나 찾아내어 충전기둥에 충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졸면서 멍때리다가 문득 주변을 보니 소란스럽다. 시간을 보니 5시 50분 즈음. 앗, 6시에는 출국장에 서려고 했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돼버렸다. 근처 발권소는 문을 열지 않아서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는데.. 부랴부랴 짐카트에 배낭을 얹고 미리 봐두었던 제주항공 발권소로 갔다.




이곳을 왼쪽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무슨 줄이 벌써 이렇게 길게...' 하고 생각하며 진입하려다가, 어떤 남자 직원이 "어디 가시나요?" 라고 물어 나고야 라고 답을 했다. 그러니 다른 입구로 안내해 주었다. 위 사진에 있는 오른쪽 입구가 바로 그것.


나고야행 비행기가 일찍이기 때문에, 다른 노선보다 우선적으로 발권을 해주는듯하다. 눈곱만큼의 VIP대우를 느끼며 발권소에 들어갔다. 그렇게 어려운건 없고, 짐을 수화물로 맡길것인지 들고갈 것인지, 자리는 창가로 할것인지 정도만 대답하니 표가 나왔다.  



(7시 55분 출발의 비행기의 탑승 시각은 7시 25분이다. 미리 말해두는데, 실제로 정확히 25분부터 탑승을 시작했다.)


가볍게 발권을 받고나서, 가장 가까운 2번 출국장으로 향했는데 아직 문이 열려있지 않다. 음? 2시간전엔 출국장에... 1번 출국장으로 갔지만 그곳도 마찬가지였다. 곧 열리겠지 하고 생각하며 우선 110V 변환 젠더를 렌탈하기 위해 T로밍센터로 향했다. 그런데 또 여기 영업 시작시간이 6시. 으아아아아. 게다가 대기번호표까지 있어서 일단 표를 뽑았다. 여전히 2번 출국장이 문을 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내차례가 되었다. 우선 본 목적인 110V 변환젠더를 렌탈하고, 고민하고 있었던 데이터로밍무제한의 기간연장을 신청했다. 출발하기 전에 19일 10시부터 24시간만 신청해 놓은것을 이틀을 더 늘려 22일 10시까지로 늘렸다. 따라서 22일 하루만 데이터 없이 여행하면 된다.


용무를 마치고 T로밍센터 직원에게 혹시 출국장이 언제 열리는지 아시냐고 물었지만, 모른다고 한다. 여전히 옆의 2번 출국장은 문이 닫혀 있다. 아니 대체 7시 55분에 비행기가 출발하는데, 아직도 출국을 안받으면 어떻게 하자는 거지. 게다가 7시 55분 출발은 말그대로 출발시간이고 탑승시각은 07시 25분이잖아! 하고 생각하며 혹시나 싶어 3번 출국장을 찾으러 나섰다. 이때까진 당연히 공항의 업무시간이 공통적으로 적용 될것이므로 모든 출국장이 동시에 열리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카트를 밀며 도착한, 기둥너머 있던 3번 출국장은 이미 차례로 출국자를 통과 시키고 있었다. 모든 출국장이 동시에 문을 여는 것은 아닌가보다. 친절한 공항에서 이렇게 알기 어려운 시스템을 사용하다니. 줄은 길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 출국장을 통과 할 수 있었다. 





6시 10분. 출국장을 통과하자마자 만나는 것은 X-ray 검색대. 출국장에서 빠르게 통과했다고 좋아했더니 결국 X-ray 검색대에서 걸린다. 검색대도 2~3대정도 움직이고 있던것 같다. 줄을 서서 기다리던 도중 1개가 새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서서히 업무를 시작하는 모양. 내차례가 와서 소지품용 검색대 바구니에 메고있던 배낭과 휴대가방을 모아 넣으니, 직원분께서 가방 두개를 각각의 바구니에 넣으라고 하신다. 다시 배낭을 바구니, 그외에 휴대폰과 지갑 휴대가방을 또다른 바구니에 받아 넣고 트랙에 올려두었다. 나 역시 신체검색대를 통과했다. 이전의 몇번 공항검색대와 항구검색대에서 벨트의 금속이 매번 걸렸던것 같은데, 이번엔 무사 통과하였다. 매번 걸리던것을 걸리지 않으니 괜히 찝찝해졌는데... 곧이어 가방도 검사를 마치고 흘러나왔다. 지난번 도쿄-오사카 여행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준비한것이 효과가 있었다. 


6시 18분. 출국심사하는 곳에 섰다. 각각의 사람의 여권을 확인하고 출국 도장을 찍어주는 곳. 지문 스캔도 했던가? 아무튼 여기선 그렇게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물흐르듯이 빠져나오면 그다음은 면세점이 즐비한 쇼핑구간. 나의 탑승구는 131번으로 지난번 같이 셔틀트레인을 타고 외부 탑승동으로 이동해야 한다. 지나가면서 잠깐잠깐 면세점의 물건들을 구경했지만, 별로 관심은 없었다. 시계코너에서 가격대만 확인하고 식겁한다음 재빨리 셔틀트레인 탑승구로 몸을 돌렸다.


6시 22분. 탑승구에 3량 짜리 트레인이 도착하고, 출발하려는 사람들과 출근하는 항공사 직원들 사이에 끼어서 트레인에 올라탔다. 맨 앞에 탔던것 같은데, 앞에서 주행하는 모습을 찍고 싶었으나 직원들이 있어서 차마 카메라를 들 수 가 없었다. 어떻게 몰래 찍어볼까 우왕좌왕 하고 있으니 6시 25분. 3분만에 목적지에 도착한다. 탑승시간까지 딱 한시간 남았다


손잡고 걷던 커플을 제치고 빠르게 탑승장으로 올라갔다. 



길게 뻗은 탑승장. 1년 반만에 찾아왔는데 그당시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왼쪽에 지난번 여행기에서 사진을 찍지 않아 퍼올 수 밖에 없었던 126번 탑승구가 있다. 결국 이렇게 내가 직접 오게 되는구나. 




이곳 사진을 내손으로 다시 구하게 될줄이야. 잠시 돋은 소름을 126번에 두고 131번 탑승구를 향해 움직였다. 짐이 무거워서 여기서도 어떻게 카트를 얻어서 이동했던것 같다. 앞으로 여행갈땐 캐리어 가방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지. 

표지판을 따라 한참을 벨트를 타고 이동하는데, 보이지 않는다. 대체 어디까지 가야 하는거지?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멀리 131이 보인다.




엌. 지하? 아니 지하는 아니고 아랫층? 탑승구의 끝은 처음 가보았으니 이런 구조가 있는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일단 내려가야 하니 근처에 카트를 두고 가방을 메어 에스컬레이터에 탑승. 다만 내려간곳은 그렇게 신비로운 곳은 아니였고, 그냥 반원형의 탑승대기장뿐이었다. 


131번, 132번 탑승구가 한쪽이 있고, 자리는 사진상에서 봤을때 300석 정도 되는것 같다. 내려갔을때에는 탑승구에 직원도 없고 아직 탑승객도 아무도 오지 않았기 때문에, 혼자서 전세낸듯마냥 짐을 풀고 푹 퍼져있었다. 이때가 6시 40분. 화장실을 한번가서 꽃단장을 ( 버스에서 자고 와서 머리가 떡졌는지 확인을 ) 하고 본격적으로 푹 쉬었다. 충전을 하며 시간을 때우니 서서히 다른 손님들이 들어와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북적북적해지고 131번 탑승구에 직원이 대기하고 있다.


꽃단장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사실은 도-오 여행에서 P에게 알게된 샤워장을 이용하려고 했다. 저번 여행기에서 위치도 미리 알아놨고, 새벽버스의 여파를 날릴겸 해서 이용하려 했는데 개장시간이 아침 7시였다. 출발까지 55분밖에 안남았는데, 4층까지의 왕복의 위험요소가 너무 크기 때문에 결국 이용하지 않았다. 게다가 내 탑승장은 3층의 맨 끝이 아닌가!


7시 3분. 문을 막던 줄을 치우더니 몇몇의 탑승객이 들어간다. 응? 벌써? 라고 생각하고 있더니 이내 문을 다시 닫는다. 뭐지? VIP? 제주에어에 VIP석이라도 마련되있는건가?

대기석을 탑승구와 가까운쪽으로 옮긴 뒤 기다리니 정확히 7시 25분부터 입장을 다시 받기 시작했다. 이때 한 여직원이 좌석넘버가 적힌 팻말을 가져오며 이에 해당하는 분부터 입장을 해주시라고 했다. 뒷좌석부터 받으려고 하는것. 그리고 나도 그안에 포함 되었다. 이따 나갈때 힘들겠는걸... 하는 생각과 함께 표를 건내고 입장.




비행기로 향하는 통로도 나의 셔터로 얻었다! 다만, 원래 비행장을 포함한 이런곳은 촬영 불가로 알고 있긴한데, 촬영금지 팻말이 보이지 않았던것 같다.



요로시쿠!

복도를 타고 주욱 들어가 스튜어디스의 환영을 받으며 자리를 찾았다. 위 항공기는 중앙 복도식으로 좌우로 3개씩 좌석이 설치되어 있다. 배낭은 좌석 아래에 두고 휴대가방을 껴안았다. 이 모든 작업은 도착후 빠른 도주(?) 를 위함이다. 그런데 뒷자리인것이 FAIL. 그리고 창가자리인것도 문제이긴 한데, 비행기밖의 장면과 빠른 도주를 저울질 하면 역시 창가자리가 무겁다. 도저히 포기 할 수 없는 경험. 남은건 내 옆에 앉으신 분들이 빠른 도주를 염두해 주시길 바라는 것 뿐.


남은 시간 폰으로 M에게 출발한다는 둥 도착한다음 10시부터 연락이 될거라는 둥 이야기를 하다보니, 비행기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때가 7시 55분, 정확히 비행기의 출발시간이다. 




비행기는 서서히 활주로로 이동하여 8시 18분에 L 15R 이라는 출발선에 섰다. (라고 메모에 적혀있다.) 그리고 엔진이 돌아가며 급가아아아아아아아소오오오오오오옥.




10여분만에 벌써 여기까지 올라왔다. 이당시 태풍 너구리의 여파와 함께 장마기가 조금 있어서, 구름이 두껍고 대류권의 대기가 불안정해서 올라가는데 진동이 조금 심했었다. 그 두꺼운 구름을 두려움과 함께 넘어서면 언제 흐렸냐는듯 맑고 화창한 하늘이 반긴다. 이런 맛에 창가자리에 앉는 것이다. 약 1시간 30분동안의 비행을 즐겨야지.


스마트폰과 함께한 해외여행 총 4번. 푸켓,후-나,도-오,나고야. 그중 일본여행만 가져오면, 갤럭시s는 후-나 갤럭시s2는 도-오, 갤럭시s4는 나고야가 된다. 매번 구글맵과 GPS의 길안내를 받았다. 그리고 매번 비행기에서 GPS는 잡으려 하는데, 이상하게 비행기만 타면 잘잡히던 (갤s는 원래 잘 안잡히긴 했다.) GPS가 맥을 못추더라. 이번에 최신 성능의 갤s4는 다르겠지 생각했는데, 와우! 과연 다르다!


일단 지상에서 잡은 GPS를 출발이후 도착까지 어플을 이용해 계속 잡고 있게 만든 것이 도움이 되었다. 그 결과 비행기의 고도, 기압, 속도를 측정하는데 성공 하였다. 스크린샷으로 찍은 값의 최대는 시속 884km/h 에 고도 11.8km 기압 754.8hPa. 그리고 어플의 효과로 gpx 경로도 추출할 수 있고, 게다가 구글 위치기록에 기록되어있다! 응? 왜? 이땐 네트워크 연결이 되있지 않은 상황인데, 일단 저장후 연결되면 올리는 방식? 오프라인 업로드?? 이부분은 좀더 알아봐야 겠다. 비행항로 올리면 안되나, 굳이 필요한 정보는 아니니 따로 캡쳐하진 않아야지.


그동안 입국기록서와 세관신고 문서를 작성했다. 기록지는 출발하기전 티켓팅에서 받는데, 기내에서 다시한번 제공해준다. 이것에 편명, 여권번호, 등등을 기록하는데 특히 머무는 곳(숙소)의 주소와 연락처를 적어야 하므로 폰 등에 미리 저장을 해놓아야 한다. 지난 여행의 경험으로 이부분도 무리없이 통과.






혹여나 있을지도 모르는 애독자분들을 위하여 중복으로 얻게된 원본 문서를 챙겨서 스캔했는데, 생각보다 모양새가 좋지 않다. 미리보고 필요한 정보는 알아두고 비행기에 탑승하길 바랍니다.


어느새 비행기는 다시 구름층을 지나고 있다. 나고야쪽은 비는 안오지만 (아직까진...) 구름은 두껍게 끼어있는 모양. M의 얘기론 당일(토요일)과 일요일에 비가온다는 예보가 있었다고 한다. 덕분에 난기류로 비행기가 상당히 흔들렸다. 애써 긴장안한척 평온한척 하며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 공항이 보이기 시작하니 비행기의 고도가 계속 낮아지며 별다른 문제 없이 아스팔트위에 안착했다. 바퀴가 땅에 닿는 충격에 가장 긴장도가 올라가며, 가속도로 인해 몸이 앞으로 쏠리면서 긴장도가 최고조에 달하고, 가속도값이 줄어들면서 긴장도가 급격히 깎여 내려간다. 긴장의 롤러코스터라 칭하겠다!


비행기의 도착시간은 9시 50분경. 실제 비행시간은 1시간 30분 남짓이다. 다리 밑에 두었던 가방을 무릎에 올려놓고 튀어나갈 준비를 했다. 다행히 내 옆에 앉은 여성 두분도 고속 하차를 목표로 하는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하차 소식과 동시에 여성 두분이 튀어나간다. 나도 끼어서 같이 튀어나갔고, 많지는 않지만 중반까진 올라왔다. 다만 거기서부터 선반에서 짐을 꺼내는 사람, 나보다 앞라인에 앉은 사람 등 으로 인해 병목에 걸려들었다. 어찌어찌 비행기를 빠져나와서 잰걸음으로 다시 앞사람을 차근히 앞질러 나갔다. 





누군가의 여행기에 나고야여행을 가면 꼭 찍는 것이라 해서 나도 찍어 올린다.


과학관의 일정으로 시간이 촉박한것을 알기에 어떻게든 달려나갔다. 그렇게 달려 다다른 입국장엔 외국인(나)과 일본인을 구분하여 입국심사를 받고 있었다. (원래 입국장은 내국인부스와 외국인부스를 구분한다. 그리고 보통 내국인부스가 더 많다.) 달린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상당히 늦게 나온것 같은데 줄은 얼마 없었다. 세군데 정도 외국인 부스가 있었던가, 그러다가 내국인 부스가 널널했는지 몇몇을 내국인 부스로 안내했다. 나도 그 줄에 끼어서 내국인 부스에서 심사를 받았다.


기내에서 작성한 입국기록서를 여권과 함께 제시한다. 어떤 대화를 했지.. 대충, 여행의 목적을 물어봐서 관광 이라고 답했던것 같은데, 그외에 자잘한 것들은 기억나지 않는다. 벌써?!


아주 빠르게 통과하고, 수화물을 맡긴 사람은 여기서 자신의 수화물이 나올때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난 들고 탔으니 스킵. 이부분이 가장 시간이 오래걸리는 구간이다. 언제 자신의 수화물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 나는 바로 세관검사로 이동한다. 세관검사는 생각보다 허술? 했던것 같은데. 우측에 컨베이어벨트가 있지만 작동하지 않고 있었던가. 청년 정도의 나잇대로 보이는 사람에게 갔다. 


 " 日本語で よろしい でしょうか " ( 일본어로 말해도 괜찮으신가요? )

라는 물음에 하이, 라고 대답하고 두세문장 정도 질문이 있었던것 같다. 혼자서 여행왔냐, 어디갈꺼냐, 였던가 몇개는 뭐라 대답해야하지 하는 질문이 있었는데...

그리고 내가 메고 있는 휴대가방을 가리키며 가방안을 좀 보아도 괜찮겠냐고 물었다. 속으로 ' 당연하지요' 하고 생각하며 가방 입구를 벌려 건내 주었는데, 보겠다고 한 사람이 가만히 있는다. 그렇게 5분같은 5초가 흐르고 내가 고개를 갸우뚱 했던가, 그런 신호로 휴대가방 안을 보더라. 나중에 생각해본건데, 아마 그상황에서 보통 どうぞ 라고 말해야 했다. 저쪽에선 내가 말로써 봐도 된다는 허가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에, 또 보통 일본어로 대화한다면 그런 상황에선 당연히  どうぞ  를 듣게 되는걸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5초의 정적이 있었던것 같다. 

한가지더, 약간 뭔가 나고야를 혼자 여행하는 20대의 남자가 이상한건지 조금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 보는것 같은데, 뭐 조금 기분 나빴긴 했지만 나라의 안전을 위해 들어오는 물건을 검사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임을 이해하므로 넘어간다.


곧 정식으로 나고야 땅을 밟았다! 출구를 빠져나오자 마자 나를 반겨주는 것은 위 사진에 이어 나고야공항 여행기에 빠지지 않는 필수 조형물!



승룡도


 일본의 중부 호쿠리쿠 지역의 형태는 노토 반도의 모양이 용의 머리와 비슷하여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이 지역의 관광권을 쇼류도(昇龍道)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이 지역에는 일본의 매력이 응축되어 있습니다. 다수의 온천, 아름다운 자연환경, 역사문화와 건축물, 전설과 축제 등 수많은 관광명소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또한 쇠고기요리와 신선한 어패류 등 맛있는 식재료가 풍부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 매력 넘치는 중부 호쿠리쿠 지역, 다시 말해 쇼류도(승룡도)에 많은 분들이 방문하셔서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해 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 나고야 공항 홈페이지


음.. 뭐 그렇다고 한다. 공항을 빠져나온시간은 10시 6분. 계획보다 20분 가량 늦어졌다. 그래서 료칸메이류에 체크인 하는 것을 취소하고 바로 나고야 과학관으로 이동하기로 한다. 


버스나 다른 탈것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늘 계획한 도니치에코킷푸 ( 이하 도니치패스 ) 의 구매와 그 이용범위에 들어가기 위해선 시외곽에 있는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해야 한다. 여기에 이용할 수 있는 열차의 종류가 세종류 정도 있는데, 크게는 뮤스카이와 메이테츠로 나뉘고 여기서 다시 메이테츠가 고속열차와 일반 열차로 나뉜다. 

사전 조사에선 메이테츠 고속철이 1170엔으로 되어있었는데, 실제로 내가 구매한것은 810엔.


어떻게 된고 하니, 같은 메이테츠 고속철에는 두종류의 기차가 연결되어 있어, 앞쪽칸은 지정석열차 뒷쪽칸은 지하철같은 좌석이 배치되어 있다. 여기서 1170엔으로 표를 사면 지정석, 810엔으로 사면 일반석이 되는것. 당연히 난 일반석을 골랐다. 


공항에서 2층의 엑세스프라자, 열차플랫폼으로 나와 자동판매기에서 가나야마로 가는 표를 구입후 게이트에 섰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게이트에 입장하기전 근처에 서있던 여직원에게 표를 내밀면서, ' 이것 어디에서 타나요? , 급행인가요? ' 등의 질문을 했다. 다행이 마침 내가 타려는 급행 열차가 바로 앞에 와있었고, 직원분께서 앞에있는것을 타면 되고, 급행이 맞다고 확인해 주셨다. 출발하려면 시간이 조금 남아있다는 말도 해주셨다.  


덕분에 걱정없이 열차에 탑승. 딱 처음에 탔을땐 지정석차량에 탑승해서, '우오.. 이게 뭐지.. 고급스럽잖아..' 하고 생각하다가 아무리봐도 좌석넘버가 있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뒷차량으로 몇번 더 이동했더니 그제서야 일반칸이 나온다. 이때 일반석과 지정석에 대한 사실을 깨달았다. 사전조사에서는 전혀 나오지 않던 정보인데.


다행히 앉을 수 있었던것 같다. 열차는 꽤 북적여서, 여행을 다녀온듯한 캐리어만으로 가득찬 곳에 왠지 모르겠는데 교복을 고등학생도 있었다. 왜? 공항에서 돌아가는 열차에?. 맘같아선 건너편에 보이는 경치를 바라보면서 가고 싶은데 맞은편에있는 사람과 눈이 맞을까봐 저쪽 창문을 바라 볼 수가 없다. 그렇다고 비좁은 전철내에서 몸을 돌려 뒷편을 바라보고 있기도 애매하고, 그냥 구글맵을 켜놓은 폰만 만지작하며 목적지인 가나야마역에 가까워 가는것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10시 50분. 가나야마역 도착. 이제 도니치패스만으로 어디든지 갈 수 있다. 


도니치 에코 킷푸

도니찌에코 티켓은 토 · 일 · 휴일 (토 · 일 · 휴일 다이아몬드 특별 운행 일 포함) 및 매월 8 일 (환경 보전의 날) 전용 버스 · 지하철 전 노선 1 일 승차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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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도니찌에코 표를 보여주는 것만으로 입장료 등의 할인을받을 수있는 시설도 있습니다


출처 - 오사카시 교통국



도니치 라는 단어자체가 토요일과 일요일의 土日에서 나온다. 내가 나고야에 도착한 날은 토요일로, 계획상에는 토요일과 일요일 모두 도니치를 이용하기로 되어있다. 나고야전철의 경우 한정거장만 이동해도 200엔이며 평균 4~5정거장을 넘어가면 한 정거장당 10~20엔정도가 추가 된다. 따라서 당일 세 정류장 넘게 이동할 것이라면 무조건 패스가 이득이다. 게다가 도니치패스에는 일부 관광지의 입장료 할인이 있기 때문에 잘 맞추면 더더욱 이득을 볼 수 있다. 이외에 나고야 여행에는 메구루 버스라는 관광버스가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이용했던 2일차에서 설명하기로 한다.



도니치 패스는 일반 자동판매기에서 팔지 않는다. 위와 같이 전용 자판기가 있기 때문에 꼭 이것을 찾아봐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없는 일부 역사에서는 역사내 게이트옆의 안내소에서 직접구매 할 수 있으니 걱정할 것 없다. 자판기는 저렇게 혼자 녹색으로 놀고 있으니 금방 찾을 수 있다. 별로 어렵지 않게 도니치패스 획득. 위 사진은 게이트에 투입전으로 날짜가 기록되어 있지 않다. 한번 게이트를 통과시키면 상단부분에 날짜가 기록되며 입장료 할인이나 패스의 사용기간이 그날로 한정된다. 24시간이 아닌 날짜를 기준으로 하므로 잘 생각해서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잃어버리지 마세요... (하지만 역경은 기회로!)


패스를 뭐 한두번 이용해본것도 아니고 게이트에 넣고 차나남(차가운 나고야의 남자) 같은 풍채로 게이트를 통과한다. 지난 도쿄 1일차 여행기에서도 말했지만, 이 패스를 게이트가 빨아들일때 느낌이 너무 좋다. 툭 던지면 흡 하고 카드가 들어가서 반대편에서 뽕 하고 튀어 나온다. 아아 표현이 이상해.



사실 노선도야 어디서든 구할 수 있고, 또 도니치패스에도 노선도가 그려져 있으니 괜찮겠지만. 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자주 지나는 역은 일본어로 알고 있는것이 좋다. 매번 영어 발음을 읽어가며 확인하기도 힘들고, 항상 영어를 병기표기하는 곳이 나타날리 만무 하기 때문. 한국어 병기표기는 포기하는게 좋다. 일본어를 직접 읽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러지 못하다면 적어도 한자로된 주요 역은 눈에 익혀두도록 하자.


현재 가나야마에 있는 나는, 오스칸논으로 이동하기위해 가미마에즈에서 환승해야 한다. 가깝기도 하고, 환승방법도 한국의 그것과 완전히 같다. 역행하는지 안하는지, 환승시에 정방향으로 가는 플랫폼인지 확인만 잘 하면 된다.



환승역인 가미마에즈 츠루마이선 플랫폼에 서있다. 분명 정방향 팻말을 따라 내려왔는데, 플랫폼의 양쪽 선로가 전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간다. 응? 일단 둘다 다음역인 오스칸논으로 향하니 상관 없겠지만 괜히 찝찝해진다. 선로 끝에 서있던 젊은 역무원에게 걸어가 물어보았다. ' 죄송합니다. 이쪽과 이쪽은 무엇이 다르나요?' 에 대해 돌아온 대답은, 한쪽 선로는 더 멀리까지 간다는 모양. 우리나라의 청량리에서 멈추는지 그 이상까지 운행하는지 차이와 비슷하다고 보면 될것 같다. 그후 어디가냐는 질문에 오스칸논이라 답했고, 양쪽중 다음으로 오는 플랫폼을 알려주어 그곳에 줄을 섰다. (라는걸 여행기록을 위해 가져간 메모를 보고 떠올라서 다시 작성하러 돌아왔다... 역시 세부사항을 잊어가고 있는중.) 


11시 8분에 가미마에즈역에서 환승하여 오스칸논역에 도착한다. 드디어 나고야의 첫 관광지에 도착! 우선 어깨에 걸려있는 무거운 짐을 어딘가에 있을 짐보관함에 보관하기위해 찾아 다녔다. 사전조사에선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고, ( 그보다 제대로 찾을 생각도 안했던것 같다.) M에게 물어보니 가나야마같은 큰역에는 있지만 다른 역은 잘 모르겠다고 했었다. 그래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과학박물관과 가까운 출구로 향하니 자연스레 락커가 나타난다.




2번출구 바로 아래에 있는 락커. 이용료는 300엔.. 뭐.. 그래 좋아 여비도 많으니까. 부채등 필요한 물건을 휴대가방에 옮기고, 우산을 가져갈까말까 고민하다가 괜히 어깨 무거워질것 같아서 그냥 락커에 두고 문을 잠궜다.

어깨가 가벼워지니 이제야 좀 살것 같다. 그리고 짐덩이를 뒤로한채 2번 출구를 걸어 올라오니 강우예보가 무참히 짓밟힌 맑고 파란 하늘과 강렬한 햇살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