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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돌아다닌 여행기/2013 도쿄-오사카

[오사카] 4일차 야식, 일본 치킨, LIFE 마트

코요엔역에서 출발한 전차는 순식간에 슈쿠가와역에 도착했다.


무슨 정신으로 어떻게 환승해서 돌아갔는지 모르겠다. JR 사쿠라 슈쿠가와 역으로 들어가서 패스를 보여준 다음 열차를 타고 오사카역으로 가서, 그 복잡한 노선속에서 신이마미야 역까지 갔을 것이다. 전혀 조오오금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당시의 나의 신체적 · 심리적 조건을 생각해보았을 때, '가능한 숙소로 가는 걸음을 최소화 시키고 싶다' 라는 판단 하에 신이마미야역에서 난카이선으로 표를 끊고 난바역으로 이동했을 것이다. 간사이 에어리어패스, 이 쓸모 없는 것!


난바역에서 터벅터벅 걸어가 드디어 숙소에 도착한다. 열쇠를 항상 내가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늦게왔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행히 내가 가장 먼저 도착해서 문을 열었다. 이때가 저녁 7시 (추정). 일단 저녁 어느 특정한 시각까지 오기로 했었기에 조금 기다렸던것 같다. 그리고 저녁 8시가 조금 안 돼서 (추정) J가 도착했다. 


이제 P만 기다리면 되는데 좀처럼 나타나지를 않는다. 9시가 되어가는데도 오지 않자, 또 얘가 길을 잃었나 싶어서 찾으러 나갔다. 만약 길이 엇갈려 우리가 나가 있는 동안 숙소에 도착한다고 해도, 숙소에서 와이파이를 잡아서 아침과 같이 내게 톡을 보내면 되기 때문에 도쿄에서 보다 훨씬 안전하다.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열쇠를 챙겨서 카오루 하우스를 빠져 나왔다.


목적지는 당연히 난바역. 그리고 당연히 기억나지 않는다. 이때 사진이 딱 세장이 있는데, 1장만 외부 사진이고 나머지 2장은 가게 이름이 나오지 않은 음식사진이다. 




9시 16분 난바역 건물의 북쪽에 있는 외부 쇼윈도우. 굳지 지도 까지 첨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후 어디를 어떻게 무슨 목적으로 걸어다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J와 나 둘다 저녁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기왕 나온 거리에서 간단하게 밥을 챙겨 먹기로 했다. 1시간정도 사람찾아 음식점찾아 돌아 다녔다.



なか卯  (なんさん通店)

日本 大阪府大阪市浪速区日本橋3丁目6−28

+81 6-4396-6110


우연과 기적이 모여서 글을 발행하기 직전에 가게를 찾아내었다. 나카우 라고 읽으며, 요시노야와 마찬가지로 넓은 체인망을 갖고 있는듯 하다. 위치는 난바역에서 카오루 하우스로 가는길 중간 즈음 코너에 있다.



이 사진이 10시 16분. 사진을 찍은 사람이 J 인것과 사진이 찍힌 각을 고려해 볼때, 왼쪽이 J가 고른 것 오른쪽이 내가 먹은 것이겠다. 하지만 내쪽 식판에 밥풀이 떨어져 있는것으로 보아 J의 음식을 조금 맛보았다는 말이 된다. 명탐정놀이


메뉴를 고르던 일화중에, 메뉴판과 벽에 붙은 메뉴 사진들을 보면서 무엇을 먹을까 고르고 있었다. 문득 눈에 들어온게 저 몇 조각 짜리 치킨. 생각해보니 일본에서 치킨가게를 거의 본적이 없다. 한국에서 번화가만 가면 널려있는 치킨집(이라 쓰고 치맥가게라 부른다)이 일본에선 본적이 없다. 아니, 치느님이 세계 공통의 현상이 아니란 말인가. 포스팅을 위해 위 가게를 찾던 중 난바역 근처에서 치킨이란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니, 결과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심지어 어떤 가게는 '한국식' 이라는 서브타이틀이 붙어 있다. 아니 대체 이 나라는 치느님이 없으면 무엇을 먹고 사는 것인가.


간에 기별도 안가는 치킨 조각의 맛은 치느님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카라아게 라고 부르는 메뉴인데, 어떻게 되었던 그것이 치느님인것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게 한참 먹고 있던 도중, 10시 19분경에 폰의 진동이 울린다. 영락없이 P의 연락. 열쇠를 내가 갖고 있기 때문에 카오루 하우스 내로 들어왔지만 방에는 못 들어가고 있는듯 했다. 우리 둘만 저녁을 먹고 있다는 미안함에, 가고 있다는 말과 함께 후딱후딱 그릇을 비우고 가게를 나왔다. 다행히 P가 주인 아주머니께 마스터 키를 빌려서 방에 들어갔다는 답장이 왔다.




그렇게 카오루 하우스에서 3명이 감동의 재회를 한게 10시 45분 (추정).


간단히 담소를 나누다가, P도 저녁을 안먹은 듯 하니 야식을 구매하러 밖으로 나갔다. 이때 갔던 곳이, 처음 카오루 하우스에 왔을때 주인분께서 설명해주신 LIFE 라는 대형마트. 어떻게 어떻게 해서 가라고 설명해 주셨지만, 가게 상호명만 검색이 되면 찾아갈 수 있으니 상호명을 물어봤었고 기억해 놓았다가 드디어 갈 기회가 생겼다. 



( 거리는 약 200m )


이렇게라도 지도첨부를 해야지. 늦게가면 떨이 상품이 많다는 조언도 들었던것 같다. 

카오루를 나와 200m도 안되는 거리를 걷는데, 다리가 무너져 내릴 것 같더라. 내 다리가! 이날 산행을 포함해서 족히 15km 정도를 걸었으니 그럴만도 하다. 


힘겹게 걸어서 마트에 도착한다.



(스트리트뷰는 낮, 실제 시간은 자정)


내부는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한국의 일반 마트와 크게 다른것은 없었던것 같다. 빵코너와 도시락코너의 제품들이 할인가 스티커로 바뀌어 있더라. 할인율도 큰 건 50%까지 있었던것 같은데..


각자 배를 채울만한걸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사진상에 보이기로, 우유 경단 딸기빵 도시락 빵세트 파인애플 정도로 구매한 듯 하다. 도시락은 P의 몫이었겠지? 

경단의 경우 J가 교토여행을 하다가 녹차경단을 먹었는데 맛있었다고 해서 구매를 했는데, 그렇게 맛있진 않았던것 같다. 흠.. 마트의 공장제조식 경단과 수제 경단은 역시 맛이 다른가 보다.


야식을 먹으면서 서로 어떤식으로 여행했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경험담을 쏟아내다가 1시가 넘어서 잠에 들었다.






분량 조절에 실패하였습니다. 4일차는 크게 3개로 구분되는데, 첫째는 난바역에서 표를 구매 하기까지 둘째는 니시노미야 여행기, 셋째는 야식과 야식. 이때 두번째의 내용이 크기 때문에 비등하게 자를 수 없었다. 결과 이번 글은 너무 짧네.


어느새 4일차 여행기가 끝났다. 여행할때도, 도쿄에 도착한 첫날은 ' 오늘 하루가 지났지만 아직도 4일이나 남았네 ' 하며 좋아했었는데, 4일차 저녁이 되니 ' 벌써 절반도 안남았구나.. 게다가 온종일 일본에 있는 날은 내일 하루뿐이네..' 라는 아쉬움이 든다. 수개월 째 여행기를 쓰고 있는 현재에도 어떤 기분이었는지 알 것 같다. 처음 여행기를 시작할 때는 언제 시작하나 했는데... 아니다 지금도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 아직도 이틀 분이 남아 있네. 게다가 꽤나 알찬 여행인 것 같은데 하루 분량 꼬박꼬박 3개의 글로 쪼개 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