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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돌아다닌 여행기/2012 후쿠오카-나가사키

[후쿠오카] 5일차 한국관, 도미토리, 하카타 kiosk

나가사키에서 출발한 버스는 어느새 후쿠오카에 도착해가고 있었다. 폰으로 내 위치를 확인해 보면 언제쯤 도착 할 것인지 예상 할 수 있다. 

도착하기 십여분전 잠에서 깨어 5일차 밤을 보낼 숙소를 이제서야 찾아본다. 처음 여행계획에는 무슨 패기였는지, 일본에서의 마지막날은 밤을 새기로 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절대 허락하지 않았다. 


피곤에 쩔어있는 몸과 마음, 밤과 새벽에는 운영하는 가게도 거의 없기 때문에 말그대로 가만히 어딘가에서 밤을 새야한다. 대학생의 패기로 한국처럼 어딘가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은 현지에 와서 말끔히 사라졌다.


한번 '만석'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불안해졌다. 열심히 구글링을 했다. 물론 피콜로 하카타로 다시 갈 수 있었지만, 예약을 안했기 때문에 안된다고 생각 했던것 같다. 고된 구글링 끝에 한국관이라는 한인숙소를 찾아내었다. 위치도 구글지도로 확인 했고, 이제 방이 남아있기를 기도하며 찾아가면 된다.


버스가 하카타 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온다. 겨우 3일만에 돌아왔는데 너무도 정겹게 느껴지는 하카타 역이 눈앞에 있었다. 가는길에 사진 한장 찍지 않았기 때문에 아래 지도에 표시된 길은, 순전히 추측이다.


〒812-0026 Fukuoka-ken, Fukuoka-shi, Hakata-ku, Nakasu, 3 Chome5−13 韓国館別館



한국관 별관? 이라 되어 있는데, 글쎄 잘 모르겠다. 밤이 돼서 어둡긴 했지만 확실히 저 건물로 들어 갔다. 




여기가 들어간 입구인데, 이런식으로 생겨서 이게 정말 입구인가 싶다. 지금 생각해보는건데, 여기 한국관빌딩에 있는 별개의 한국민박이라는 곳인가? 지금은 사이트도 도메인이 없는 상태이고 알 수 가 없다. 아마 나는 구글링에서 여기가 입구라는 사진을 보고 미리 알고 있었던것 같은데, 여기 입구로 들어가려는 찰나 내 또래의 어떤 여행객들을 보게 된다. 눈치를 보아하니 이 친구들도 입구를 찾고 있는 모양. 우리가 들어가자 따라 들어온다.


저 입구를 들어가면 바로 엘레베이터가 있고 4층으로 올라간다.


엘레베이터에서 내리면 복도가 있고 안내데스크 비스무리 한 장소가 나온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아무도 안계신다. 근처를 보니 벨같은게 있어서 눌러보았다. 여기서부터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주인 아저씨께서 나오신다음, 그 친구들을 예약을 했기 때문에 키만 주어서 들여 보내고, 다음 우리가 방이 있냐고 물었다. 그런데 남은 방이 없다. 미나토 사우나에서의 충격이 떠오르려는 찰나, 도미토리(dormitory)가 있다고 말씀 해 주셨다. 도미토리, 다인실로 서로 모르는 여행객끼리 한 방을 공유 하며 방 값이 룸에 비해 싼편이다. 선택권이 어디 있으랴 도미토리를 결제 했다.


방으로 들어 갔다.상당히 넓은 방으로 성인 8명이 아주 넓게 잠을 자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의 크기 였다. 그리고 그 방엔 캐리어 가방 하나가 이미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가방의 주인이 보이지 않는 걸 보니 잠시 어딘가 나갔나 보다. 우리는 적당히 짐을 풀고 편한 복장으로 갈아 입은 다음, 남은 시간동안 기념품 구매를 위해 쇼핑을 하러 가기로 한다.



(찍은 사진이 없어서, 1일차 저녁에 찍은 사진을 가져 왔다. 시간대와 분위기가 비슷하니까..)


나가사키역 바로 옆에도 아뮤플라자가 있었는데, 하카타역에도 아뮤플라자가 얹어져 있다. 우리나라 고속터미널 옆에 붙은 신세계백화점 같은 느낌인가. 


하카타역 내부를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기념품점이 몰려있는 곳을 발견한다. Kiosk에서 병아리과자 420엔과 또 어떤 잼이 묻은 과자를 690엔 주고 구입했다.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영수증과 기억도 일치하지 않고 남의 여행기와도 뭔가 묘하게 안맞는다. 


각각 20:50분과 20:58분에 구매 했는데, kiosk 영수증임에도 불구하고 매장 전화번호가 다르다. 실제로 기억에도 각각 다른 매장에서 산것 같은데, 아무튼 이상하다. 영수증에 따르면 하카타 7호점과 2호점이라 되어 있는데, 아마도 하카타역 내부에 여럿 Kiosk가 존재 하는 것 같다. 구글링중에 2호점 사진을 발견 했지만, 7호점은 여전히 오리무중.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한국관으로 돌아온다. 도미토리에 들어가자 이번엔 그 가방의 주인이 와계신다. 일단 한 공간에 서로 잘모르는 남자 둘과 남자1이 있으니 상황은  '.....' . 하지만 이것도 그리 오래 가진 않았던것 같다. 누군가 먼저 말을 꺼냈고 서로 상황을 주고 받았다.


그분은 외관상 30~40대 정도로 보인다. 무려 일본에는 '파칭코'를 하기 위해 오신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과거에 파칭코에 강력한 제제가 걸리지 않았던 시절에 하다가, 불법도박으로 단속에 들어가면서 더이상 한국에선 파칭코를 못하게 되었고, 그래서 일본에 파칭코를 하러 오신다고 한다. (일본에선 파칭코가 불법이 아니다. 여행기에도 적었지만 일본 곳곳에 거대한 파칭코 도박장이 양지에 건축되어 있었다.) 짧은 대화였지만, 어디 드라마에서 나오는 도박에 미쳐 인생막장으로 치닫는 그런 분위기의 사람이 아니였다. 그냥 어떤 게임을 엄청 좋아하는 동네 형같은 느낌. 그래도 자주 오신다고 하니 지속적인 수입원이 있는 거겠지.


얘기를 나누다가 그분이 우리에게 돈을 쥐어 주시면서 같이 맥주나 한캔씩 먹자고, 편의점가서 간단한 안주랑 맥주캔을 사오라고 하셨다. 편의점 위치까지 상세히 알려주셨다. 


현지 아사히맥주캔, 오징어, 전자렌지용 스파게티(?) 등을 구입했던걸로 기억이 난다. 한국관내 공동주방쪽에 전자렌지가 있었다. 숙소로 다시 돌아가서 난 렌지에 안주를 데우고, 방으로 들어가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잘시간이 되고 이를 닦고 잠에 들었다. 



이걸로 5일차가 끝이 난다. 내일은 오후 일찍 돌아가는 고속정을 타고 한국으로 가는날. 더이상의 관광지는 없다. 일본에서의 마지막 밤 이었는데, 마침 도미토리에서 좋은 분을 만나서 현지 맥주도 먹어 보고 나름 괜찮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