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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돌아다닌 여행기/2012 후쿠오카-나가사키

[나가사키] 3일차 나가사키역, KOYOKAN, 미나토 사우나

아직 3일차는 끝나지 않았다. 


3일차 아침부터 서프라이즈의 연속이었다.


고속버스가 없어서 급히 기차로 갈아타지를 않나, 

나가사키로 가야되는데 반대로 가는 기차를 탈뻔하지 않나,


하지만 우여곡절끝에 겨우 도착한 3일차 밤, 나가사키에서 다시한번 일이 발생한다.





나가사키, 마지막역에 도착했다.


이 기간 나가사키에서는 등불축제가 진행되고 있었다. (2012년 1월 23일 ~ 2012년 2월 6일)

흠... 이 축제에 대해선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던것 같다. 무튼 축제의 영향으로 나가사키역도 이것 저것 조형물이 놓여져 있다.



나가사키역을 빠져나와 곧장 조사해 놓았던 캡슐호텔로 이동한다.

여행 계획할때, 1인용 호텔이라는 캡슐호텔을 알고 나서 필사적으로 찾아낸 미나토 사우나 호텔.

위 사이트에서 그저 쿠폰을 인쇄해서 보여주는 것만으로 일정량 할인이 되기때문에, 이곳에서 나가사키의 2박을 묶을 예정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무선랜도 제공하고 있을뿐 아니라, 사우나 시설이 붙어있기 때문에 여행피로를 풀수있는 두가지 효과를 모두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구글지도에 찍힌 별을 따라 쭈욱 내려간다. 거리는 약 800m.







노면전차가 신나게 달리고 있었으나 지금은 휴식이 먼저다.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겨우겨우 미나토사우나호텔에 도착한다.


지금부터 3일차 마지막 이벤트 스토리가 시작된다. 이 상황을 몇번을 되새겼는지, 이때의 장면은 상당히 많이 남아았다. 물론 그만큼 사진은 남아 있지 않다.


넓은 문을 열고 들어가자, 들리는 '이랏샤이마세' . 서비스 정신이 투철하다. 들어가면 바로 로비가 나오고 왼편에 카운터가 있다. 중앙에 나무기둥형 의자가 있기에 우선 그곳에 가방을 올려 놓고 미리 인쇄해온 할인 쿠폰을 꺼낸다.

카운터로 가서 인쇄물을 올려놓고 손가락으로 찍으며, '캡슐호텔을 이용하고 싶어요' 라고 미숙한 일본어를 둘러댄다.

어라, 카운터 점원의 표정이 오묘하다. 그리고 다음 그 여점원의 입에서 '스미마센' 이 들려 온다. 이어 계속 말하는데 '만세키' 라는 단어가 귀에 꽂힌다. 만세키 - まんせき - 만석. 하. 순간 웃음밖에 안나오더라. 친구에게 일단 만석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이렇게 인기 있는 호텔일 줄이야. 콩만한게! 

사실 그도 그럴것이 거의 밤 10시가 다된 시간이다. 이제와서 빈방을 문의 하는것도 이상한가. 이곳에서 2박을 해야 했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내일은 방이 있냐고 물었더니, 내일은 방이 있다고 한다. 일단 다행이지만..

흐.... 이제와서 다른 호텔을 찾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카운터 앞에서서 친구랑 서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여직원이 말을 건다.

수면실이 있으니 그걸 이용해도 된다. 8시간 동안 이용 할 수 있다. 

그런 내용이었다. 일단 방법이 없었다. 어차피 다른 호텔을 찾아 볼 수 도 없는 일이고, 수면실이 유일한 선택지였다. 그리고 직원이 알려줘서 알았는데, 쿠폰인쇄할때 같이 딸려서 인쇄된 옆 쿠폰이 바로 수면실의 할인 권이었다.


결국 1575엔으로 수면실을 이용하게 되었다. 이때가 21시 58분. 


수면실을 결제하고 나서, 여직원이 내일것을 예약하겠냐고 물어보았다. 그래. 예약을 하고 왔어야 했어. 사실 예약할 수 있긴 했지만, 피콜로하카타와는 다르게 완전한 일본어사이트로 예약하기가 까다로워서 그만 두었었는데, 이런일이 발생했다. 그 자리에서 예약서를 받아들고 친구와 함께 작성 하기 시작했다. 이름을 영문 한자로 적고, 전화번호를 적었다. 내 폰은 로밍이 되어있기 때문에 +82-10-****-**** 로 적어서 냈는데, 옆에서 보고 있던 -여직원 보다 살짝 더 높은 직급으로 보이는- 남직원이 약간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예약을 받아주는 곳에서 우리가 예약을 하고 오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손해가 있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다. 최대한 불쌍한 여행객 표정을 지어야지. 여직원과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여직원은 괜찮지 않느냐는 식이었다. 일단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고, 체크인이 오후2시라는 말과 함께 예약이 되었다.


그리고 여직원의 사우나 사용법에 대한 설명이 시작된다. 기억나는 대로 쓰면,

'뒤쪽으로 가서 오른쪽으로 가시면, 락커가 있는데, 그곳에 짐을 두고, 옷을 걸어 두고, 락커 위쪽에 파란 수건이 있는데 그걸 몸에 두르고 나와서, 저쪽문을 열고 들어가면 사우나가 있으니 이용하시면 됩니다.'

정도 였나, 엄청 길었던것 같은데...


겨우겨우 알아 듣고 락커룸으로 들어갔다.


락커의 폭이 조금 좁은 편이다. 한가지 팁을 주자면 배낭여행을 하는 경우 캐리어 가방은 절때 피하는게 좋다. 이때의 락커도 그렇고, 이동하면서 코인락커등 짐보관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왠만한 캐리어가방은 짐간에 구겨넣을 수가 없다. 패키지를 이용한 여행이나, 혹은 숙소 한곳을 지정하고 근방을 여행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다른 지역을 돌아다니는 여행이라면 잘 구겨 넣을 수 있는 일반 배낭을 메고 가야 한다. 돈을 아끼기 위해 락커 하나에 두가방을 구겨 넣을 수 있을 각오로 말이다.


꾸역꾸역 가방을 넣고 파란 수건으로 아래를 감싸고 락커를 빠져 나와 목욕탕으로 향했다.

목욕탕 내부사진이.. 있을리 없고, 남탕밖에 없었던것같은데, 캡슐호텔은 남성전용이다. 내부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공식홈페이지에서 약간 시설 사진이 있는 곳만 어렴풋이 기억이 날뿐, 지금 남아 있는 기억상 여기도 우연치 않게 노천탕이 있어서 노천탕을 두번이나 오게됬네~ 하고 좋아했던것 같은데, 또 아닌것같기도 하다. 다시 가봐야 하는건가..


일단 이날은 수면실이용으로 8시간 밖에 있지 못하기 때문에, 금방 씻고 바로 잠을 청하러 이동했다. 락커에는 수면용 가운이 제공된다.



락커룸이고 제공된 가운이다. 나는 안보이는 걸로.


락커룸을 나와서 2층으로 올라가면, 작은 식당과 수면실등의 공간이 나온다. 곧장 수면실로 들어간다. 

어두운 넓은 공간에 수면용 의자가 4 * 10 정도로 펼쳐져 있다. 수면용 의자란, 엄청 편안한 쿠션으로 다리 받침이 있고..... 아 그냥 안마기능 없는 안마의자 그 자체다.

의자가 만석인 경우 뒷편에 이불과 베게도 마련되어 있어서 빈공간에 깔고 자면 된다. 구석진 곳에서 콘센트를 발견하여 폰을 충전시켜 놓고, 가져온 아이팟터치로 서핑을 하다가 잠이 든다. 무선랜이 제공되어 있다. 좋구나.





이걸로 3일차가 끝난다. 내용 배분을 잘못해서 3일차 2부 내용이 밸런스가 안맞긴 하는데, 어쩔수 없잖아. 하우스텐보스 중간에 끊기가 애매한걸. 한번에 다쓰기도 너무 길고.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역시나 정말 대단한 여행이다. 자유 배낭 해외여행이 정말 기억에 오래남고 좋은 경험이 된다.

후쿠오카-나가사키 여행도 그랬지만, 이로부터 1년뒤에 갔던 도쿄-오사카 여행도 그 루트가 정말 스펙타클 하다. 어디 여행기 쉽고 빠르게 작성하는 법 없을까. 빨리 도쿄-오사카 여행도 쓰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