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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돌아다닌 여행기/2012 후쿠오카-나가사키

[나가사키] 4일차 요시노야, 우라카미천주당, 유치원

3일차에서 겨우겨우 수면실에 들어와서,

잠을 청했다.

8시간 뿐이였기 때문에 4일차 아침 6시까지 이용 시간이다.

씻고 옷을 갈아입고 짐을 챙기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그보다 더 일찍 일어나야 했다.

피곤에 쩔어있지만 어쩔수 없다. 

반드시 일어나야지 하는 강한 집념을 갖고 잠에 들었다.


하지만 친구가 깨워서 적당하게 일어나게 되었다. 

어떻게 일어난거지. 대단하다.



대충 씻고 나와서 짐을 챙겨 들고, 미나토를 빠져 나온다.


동도 트지 않은 시각.

오후 2시가 캡슐호텔 체크인인 관계로 일단 짐을 나가사키역 락커에 보관하기로 한다. 미나토에서 맡아 줄 수 없다고 한건가 생각을 못해서 물어보지 않은건가.


락커 하나에 대충 박아놓고, 나가사키 관광 시작!


...하기전에 배고프다. 아침도 안먹고 움직일 수 없었다. 하지만 시간은 이제 막 6시를 넘긴 시각. 겨울이라서 아직 해도 뜨지 않았는데, 주변 가게는 종류에 상관없이 문을 열지 않았다.

식당을 찾기위해 역앞의 육교로 올라가본다. 육교로 올라서자 역 건너편에 환하게 빛나는 음식점이 하나 있다!


Yoshinoya!!

이 가게가 유명한 프렌차이즈라는건, 여행이 끝나고 나서 알았다.

배는 고프고 유일하게 불이 켜진 음식점이라고는 요시노야 뿐이니, 달리 방법이 없다. 



구글 스트리트뷰에서 찾은 그 요시노야.

오른쪽에 보이는 육교로 내려왔다.


내부사진이 없을 뿐더러 잘 기억나지 않지만, 어딜 가던 요시노야는 비슷한 구조로 되어있다.

비유를 하자면, 폐속의 폐포같은 구조. 조리실에서 나온 길이 여러 갈래로 뻗은 가게 내의 좁은 길로 이어지는데, 그 좁은 길을 둘러서 손님이 먹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다. 자리에 앉아서 가져다 주신 메뉴판을 본다. 
덮밥이 눈에 자꾸 밟힌다. 그야 일식집 가면 항상 있는게 돈부리(どんぶり)가 아니던가. 현지에서 먹을 기회니까. 


머뭇머뭇 손을 들어, 메뉴판을 가리키며 돈부리를 주문했다. 친구도 뭔가 맛있어 보이는 걸 주문 했고, 먼저 나온 물을 마시면서 기다리니 곧 음식이 나왔다.




헐. 왼쪽이 내 것, 오른쪽이 친구 것.


뭐지, 몇번을 곱씹어봐도 오른쪽 고기의 저 양념에서 맛있겠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고기 한점 얻어 먹었었는데, 하. 보기좋은 떡이 맛도 좋다고. 도쿄-오사카 때 저걸 먹었어야 했는데..... 어? 그때도 이런식으로 먹었던것 같기도 하다.. 이후에 도쿄-오사카여행기를 작성하면 확인해야지.



일본은 숟가락을 거의 쓰지 않는다고 한다. 국을 뜨거나 면에서 떨어지는 국물을 받치기 위해 사용하는 작은 국자형태가 전부이다. 요시노야에서도 그랬다. 찍힌 사진에 보면 알겠지만, 젓가락이 전부. 



일본인도 숟가락을 쓰기는 쓰지요.

한국 숟가락에 비해 짧은 모양의 숟가락을 쓰는데

사용하는 빈도 수는 많지 않습니다.


가령 우동을 먹을 때 젓가락으로 면발을 집어 먹는데

국물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숫가락으로 받치는 정도지요.


국을 먹을 때는 젓가락으로 저어서 그릇 째 마십니다. 

일본 장국이 한국의 국에 비해서 건더기가 없고 맑기 때문에 

그냥 마시는데 문제 없습니다. 약간 남은 건더기도 젓가락으로 먹지요.


밥도 젓가락으로 먹는데 밥그릇을 손으로 들고

젓가락으로 떠서 먹습니다. 밥그릇을 들지 않고 놓고 먹으면

"개(犬)나 바닥에 음식을 놓고먹는다"는 경멸적인 말이 있습니다.


반면 중국인은 밥그릇을 입 가까이 대고

젓가락으로 입으로 쓸어 넣듯이 먹습니다.

중국도 숫가락이 있긴 하지만 짧은 일본 것과 닮았습니다.


한, 중, 일 3국에서 한국만 유일하게

숟가락을 주로 사용하는 민족입니다. 아마 음식이

진 음식, 즉 국물이 많은 때문인 것 같습니다.


출처 - 네이버 지식인



처음가서 잘 몰랐을땐, 숟가락이 없어서 불편했기에 그 국자 같은것으로 밥을 떠먹었는데, 나중에 깨닫고 그릇을 들고 젓가락으로 긁어 먹은 기억이 난다. 그래도, 정말 덮밥류는 양념때문에 밥알의 찰기가 떨어져서 젓가락만으론 너무 어렵다. 배고픈에 어쩌겠니, 싹싹 긁어 먹어야지.


다 먹을 즈음되자, 계산은 어떻게 하는건지 궁금해졌다. 천천히 다른 손님을 지켜본다.오카이케오네가이시마스 (お会計お願いします) 라고 말하니, 아주머니가 오셔서 계산을 해주신다. 주문도 그 자리에서 하고 밥도 그 자리에서 먹고 계산도 그 자리에서 하니, 어디 레스토랑보다 좋은 서비스가 아닌가!


머뭇머뭇 거리면서 손들고 떨리는 작은 목소리로 '오카이케오네가이시마스' 라고 말했는데, 말을 알아 들은건지, 그냥 행동보고 아신건지 아무튼 계산 하러 오셨다. 이때가 6시 31분 소고기 덮밥 大, 380엔.

한화로 약 4200원에 해당하는 금액이지만, 일본에서 먹은 음식치고는 상당히 싼 편에 속한다. 물가가 차이난다는건 이런걸 두고 하는 말이겠지. 처음엔 한국음식 가격과 비교하면서 비싸다 비싸다 하는데, 조금만 있으면 일본내의 물가에 맞추어 생각하게 된다.


보통 괜찮은 한끼는 500~600엔, 싸게먹는 한끼는 300~500엔, 호화판은 1000엔을 넘는 정도로 생각하면 될꺼같다.


밖으로 나와서 나가사키 역사 민속 자료관으로 향했다.





6시 50분경 정차해있던 나가사키시 버스를 찍었다. 아직도 해도 안뜬 어둑어둑한 시간. 나가시키버스는 뒤로 타서 앞으로 내린다. 안내책자에 있던 설명에 따르면 뒤로 타면서 표를 뽑고, 앞으로 내릴때 전광판에 적힌 금액을 내고 내리면 된다고 한다. 거리비례제 요금. 나가사키에선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았으니 그림의 떡이었다.





약 3km 를 걸어 올라간다. 걸어가면서 중간 중간에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스트리트뷰로 찾아서 대강 유추해낸 루트인데... 이와카와마치 근처에서 저렇게 꺾은 이유를 모르겠다. 아마 큰길로만 가면 재미 없으니까, 라고 생각해서 마을로 들어간거 같긴한데...


무튼 그렇게 해서




나가사키 역사 민속 자료관에 도착한다. 이때 시간이 7시 26분. 이곳 나가사키 역사 민속 자료관 근처에는, 박물관은 물론 원폭자료관과 원폭희생자를 기리는 평화기념관이 있다. 둘러 볼 만한 곳이 무려 세 곳이나 뭉쳐 있는곳!

이지만 개장시간이 모두 아침 9시이다. 너무 빨리 왔다. 뭐 어쩔 수 없지 수면실에서 새벽일찍 나왔으니...


일단 이 곳은 이따가 다시 오기로 하고, 이보다 조금 더 올라가면 있는 우라카미천주당으로 향했다.




약 660m. 걷는 도중에 


 유치원생이 있다. 이른아침이기도 하고 분명 등교시간대라서 그렇겠지. 스트리트뷰로 보면 저 모자에 저 가방을 맨 어린이들이 떼로 몰려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아니.. 뭐 그렇다고.

근처에 유치원이 있나보다. (그리고 우라카미 천주당에서 돌아오는 길에 그 유치원을 발견하게 된다.)








카톨릭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기 때문인지 큰 흥미가 나지 않았다. 다만 눈앞에 있는 동상이 불과 수km 앞에서 터진 원자폭탄에 피폭을 당했다는 사실만이 구미에 당겼다. 건물 자체는 원자폭탄에 의해 거의 부서졌다고 한다. 이 건물은 그 이후 다시 세운것. 내부 촬영 금지이기도 하고, 많은 볼거리는 없었다. 

아래는 포스팅을 위해 찾은 자료 중 참고할 만한 것들.


피폭마리아상은, 정말 원자폭탄의 위험성과 그 절망감을 그대로 표현하는것같다. 동상일땐 아름다웠는데, 피폭이후 몰골이 무섭도록 변형되어있다. 마치 무섭게 보이도록 제작된것 마냥.


우라카미천주당을 뒤로 한채 빠져 나왔다. 이때가 7시 50분. 목적지는 원폭공원으로, 실제로 나가사키시에 원자폭탄이 떨어졌던 폭심지를 공원으로 만든 곳이다.



이번엔 거의 확실히 이 길이다. 


구글지도를 보며, 원폭 공원을 향해 최단거리로 가던 도중, 유치원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굉장히 닮았지 않았나? 내 기억속에 있는 짱구는 못말려에 나오던 유치원도 이런 디자인 이었던것 같은데...

물론 짱구쪽이 훨씬 크다는 느낌이지만, 전체적으로 풍겨오는 이미지가 너무도 비슷하다.

아침에 봤던 -지금도 아침이지만- 노란모자 노란가방 애들도 분명 여기로 등교 했을꺼다.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원폭공원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