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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돌아다닌 여행기/2012 후쿠오카-나가사키

[나가사키] 4일차 거리공연, 미나토 사우나, 캡슐호텔

4일차 4부.

4일차 1부 부터 3부까지 쭈욱 읽어 봤는데, 이렇게 많은 일을 단 하루만에 다 했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여행가서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여행체감 시간을 수 배로 늘릴 수 있는 것 같다.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지만, 이것도 하나의 일정이다. 오히려 더이상 일정에 쫒기지 않는 자유여행이되었기 때문에 느긋하게 구경하면서 다닐 수 있다.


소후쿠지에서 오후 6시 30분 쯤에 돌아 나온다. 이제 목적지는 미나토 사우나 캡슐호텔. 아마 새벽 6시부터 움직인 관계로 피곤에 쩔어 있어서 새로운 여행지를 찾을 정돈 아니고, 빨리가서 쉬고 싶은 마음도 조금 있었을 것이다.




소후쿠지에서 돌아가던길. 니시하마노마치아케이드마에 역 앞의 다리에서 왕복한 흔적이 있다. 

원래는 큰길을 따라서 그대로 캡슐로 들어가려 했으나,



다리를 건너던 도중에 건너편 다리에 멋진 오브제가 있고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있다. 이제 남은 시간도 넉넉하니 주변 일에 관심이 생기는 것 같다. 그래서 저쪽 다리로 이동 했다. 저 다리가 바로 니시하마노마치아케이드마에 역 앞의 다리.





이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약간의 마술과, 소품, 음악, 행동으로 몇가지 스토리를 보여 준다. 대부분의 공연이 대사 없이 진행됐기 때문에, 외국인도 보는데 지장이 없었다. 활기찬 비보잉 부터 교훈적이고 감동적인 사랑이야기 까지 저기 단 두명의 사람만으로 진행되는 공연. 동영상으로 찍은게 있는데, 중간중간에 잘려서 올릴 의미는 없는 것 같다.


랜턴축제는 야경이 끝내준다는데 그 끝내주는 야경을 원경으로 찍은 사진이 없어서 아쉽다.




후딱후딱 걸어서 다시 미나토 호텔로 복귀한다. 새벽부터 수고한 몸에게 따뜻한 온탕과 사우나를 제공해 주었다. 가끔씩 몸과 뇌를 별개로 생각 할때가 있는데, 만족감은 뇌가 혼자 독식하면서 온갖 스트레스는 몸이 받는다. 물론 고통을 인식하는 것도 뇌긴 하지만, 어쨌든 몸이 수고 한다. 4부 분량이 부족할 것 같으니 별소리를 다 쓰네.


생각해보니 여기는 타올이 무료제공이다. 따로 지불했다는 기억은 안날 뿐더러, 3일차에서 직원의 설명을 되짚어보면 타올은 캐비닛안에 준비되어 있다. 

2일차 2부 유노하나에서 일본의 목욕탕에서 겪은 한국과의 차이점에 잠깐 언급한 적이 있는데, 여기도 그렇다. 수건으로 가린다. 흐으음....

아니 아쉽다는 표현이 아니라 왜그런지 잘 모르겠다 는 뜻이다!



한참 목욕을 하고 몸을 닦으러 갔다. 외부와 문 한장을 기준으로 내부를 구분하는데, 입구 안쪽에 바로 몸을 닦는 타올이 수백장정도 쌓여 있다. (이 에피소드를 말하려다 보니 수건이 무한제공 되었다는게 기억이 난다.) 여느 한국의 목욕탕처럼 수건은 계속해서 리필이 되는 구조. 


입구로 가고 있던 도중이었다. 아마도 수건을 리필할때가 됐는지 누군가 문을 열고 수건 더미를 가지고 들어 오는데,

여. 자. 다.


뭐지, 뭐지, 뭐야 뭔데 남탕에 들어오는건데. 왜 남탕의 수건 리필을 여자직원이 하고 있는건데. 여자쪽도 괴로운지 어떤지 고개를 푹숙이고 수건을 채우고 급히 나간다. 이건 문화 충격이라고 해야하나, 단지 이 사우나만의 일인가. 보통은 남탕 여탕이 구별되있는데, 이 사우나는 남성 전용이다. 목욕탕과 캡슐호텔 자체가 남자 전용으로 당연히 손님은 남자만 받는다. (그러니 나가사키에 오는 커플들은 참고 하길 바랍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아, 또 여기서 신문물을 하나 발견한다. 분명 몸과 머리를 말리는 대기실이 있었고, 면도기와 함께 칫솔이 봉지에 봉합되어 들어있었다. 그런데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치약. 봉지에 적힌 영어를 읽어보고, 신문물에 대한 설명을 알게 된다. 치약이 묻어 있는 칫솔. 겉보기엔 일반 칫솔과 다름없는데, 그냥 그대로 입에 넣고 치카치카 하면 치약맛과 함께 거품이 일어난다. 와; 정말 신문물. 세상에나. 물론 치약묻은 칫솔은 1회용. 딱 대중목욕탕에서 제공해주기에 적당한 물건인것 같다. 국내도입을 위해 가져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굳이 숨겨올데가 없다. 홀딱 벗은 상태니까...


유노하나와 달리 미나토사우나는 타올부터 시작해서 이런 목욕용품이 무료로 제공되서 너무 좋았다. 가격도 아마 이쪽이 더 싸지 않았던가.


몸을 말리고 캐비닛으로가서, 수면 가운으로 갈아 입는다. 



그리고 체크인할때 갔던 캡슐호텔로 향한다.



이렇게 2층형 구조로, 내부로 들어가 자기위해 길쭉한 드럼통처럼 되어 있다. 물론 여기도 wifi가 제공된다. 다만 캡슐내부에 콘센트가 없기 때문에 복도한켠에 있는 휴게실에 멀티탭을 준비하여 두었더라. 캡슐을 이용하는 이용자들 모두 여기에 충전하고 있었는데, 살짝 보안에 헛점이, 아주 많이 보이는데 CCTV도 없고, 그래도 배터리가 부족하면 여행을 할 수 없으니까 위험을 무릎쓰고 충전을 해두었다. 물론 우려했던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다.


잠들기까지 아직 시간이 좀더 남았다. 다시 1층으로 내려갔다. 미나토사우나, 규모는 조금 작더라도, 제공하는 서비스가 너무 좋다. 1층 휴게실에는 이용자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컴퓨터가 마련 되있다. 여기서 5일차에 어디어디 갈지 무엇을 먹을지 여행을 재정비 했던것 같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서 미나토 곳곳을 탐험하다가 다시 캡슐 호텔로 돌아 왔다.




캡슐 문에서 안쪽을 바라보면서 찍은 사진이다. 그 위에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입구는 발을 쳐서 내릴 수 있다. 얼마 안되보이지만, 체감상 2.3m 정도 됐던것 같다. 상당히 넉넉하고, 또 밑에 깔린이불이나 덮는 이불이나 둘다 푹신푹신하고, 너무 좋았다. 잠자면서 정말 불편한것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내부에 콘센트가 없는것 정도....? 이대로 불이나면 큰일이겠구나 하는 불안감은 있지만, 아무튼 정말 아늑하다. TV를 틀면 방송도 나오긴 하는데, 딱히 볼건 없던것 같다. 개방된 잠자는 곳이라, 친구랑은 얼마 이야기하지 못하고 그대로 잠에 들었다. 참고로 이 날도 저녁엔 만석이었다.





4일차가 드디어 끝났다.

여행도 어느새 후반기에 접어 들었다. 여행도 그렇고 여행기도 그렇고 언제 절반 지날까 하고 생각한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순간 차고 넘치던 여행시간은 반토막 이상 나있었다. 나가사키는 내일 저녁에떠나서 다시 하카타로 돌아가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오후 배로 떠난다. 정말 얼마 남지 않은 여행. 그래도 마지막 날까지 정말 여러가지를 보고 느끼고 겪게 된다.